올 시즌 아름다웠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그에 대한 소고 -해외야구(MLB,NPB)

('졌어. 졌다구.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게임이었다니.' 최선을 다했기에 울어도 된다, 울어도 된다.)


패배의 마지막에,‘잘했어. 이만하면 잘했어.’ 이런 말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오클랜드의 기적이 디비전 시리즈에서 끝이 났을 때의 말이다. 사실 ‘기적’이라는 말은 얼핏 들으면 나쁜 말은 아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들의 1년이 요행으로 이루어졌다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기적도 그들이 열심히 뛰었고, 한 구 한 구, 한 타석 한 타석 집중했기에 일어난 것들이었다는 것을.

열심히 했고, 전문가의 예상을 깨고 우뚝 섰던 그들이지만. 다가온 패배에 모두 고개를 숙였다. 왜 조금 더 열심히 하지 못했지? 순간에 대한 후회일 것이고, 극도로 올라갔던 긴장이 순간 꺼져버린 박탈감이기도 할 것이다. 갓 메이져 물을 먹었으면서도 당당히 마운드를 지켰던 영건들이나, 이 팀 저 팀 거쳐 이곳까지 온 베테랑들도 이때만은 같았다. 덕아웃 의자에 앉아 눈물을 훔치고, 그를 위로하는 선수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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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빈의 시대가 끝이 났다고 누가 말했던가. 빌리 빈의 머니볼은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도 팬이라 자처했던 나도 올해는 리빌딩의 해다, 지구 꼴찌를 다투는게 당연할거라 생각할 뿐이었다. 같은 지구에 푸홀스가 오느니 누가 오느니 해도, 오클랜드와는 먼 일이었으니까. 연고지 이전은 기약없고, 영원한 리빌딩. 누군가에 정을 붙이면 어느새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적으로 만나는.

몇 년 전부터 오클랜드에 대한 관심도 줄어서 간간히 경기결과 확인이나 하는 정도였다. <머니볼>이라는 책으로 입문했던 팀이기도 했고, ‘며느리도 몰라’야 하는 영업비밀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으니. 팀은 몇 년간 지리멸렬했고, 빌리 빈도 한 물 간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던 중 올해 같은 기적이 일어났으니, 나 같은 냄비팬은 또 불타올랐지.

솔직히 말해 오클랜드가 올 해 보여준 경기는 근 몇 년간 메이져리그나 한국리그 경기를 통틀어 가장 재밌는 경기들이었다. 특히 시즌 초반 모두의 예상대로 지리멸렬하게 시작했지만 딱 마지막 게임에서 공고했던 텍사스의 1위를 뺏어온 경기. 그리고 디비전 시리즈는 새벽에 뜬눈으로 기다렸을 정도로 즐거웠었다.
 


(첫 아이를 잃은 펫 네쉑. 슬픔을 뒤로하고 팀을 위해 디비전 마운드에 올랐다.)


오클랜드에는 벌렌더나 필더, 카브레라 같은 슈퍼스타도 없었고, 선발 셋이 부상으로 빠지기도 했었지만 끝까지 대등하게 싸웠다. 펫 네쉑은 태어난 첫 아이를 잃었음에도 슬픔을 뒤로하고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이들의 플레이에 순간 순간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냉정한 눈으로 본다면, 내년 오클랜드가 올해 같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해밀턴이라는 중심타자가 빠져나가긴 했지만 레인저스는 아직 단단하고, 그 해밀턴이 간 에인절스는 더욱 강해졌다. 시애틀은 열심히 리빌딩하는 중이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대. 그러나 팬이란, 자고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항상 기대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년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기다린다. 조금 늦었지만, 올해 참 잘해줬다. 오클랜드!


[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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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2/12/24 20:14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정공 2012/12/25 03:29 #

    확인하고 답신했습니다 ^^
  • 모르세 2013/01/23 11:40 # 삭제

    덕분에 야구 공부를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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