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나이트를 찍으라 하는데, 가슴은 장원삼을 찍었다고? - 한국프로야구 공통

(4점대 투수에서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발돋움 한 넥센 특급 나이트. 그러나 골든 글러브의 주인은 그가 아니었다.)


야구는 무슨 노름? 바로 투수 노름이다. 올해 골든 글러브에서도 가장 관심을 받았던 부문 역시 투수부문. 후보들간 성적이 비등비등하여 골머리를 썩을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하는 부문도 아니었지만, 세간의 예상은 두 갈래로 갈렸다. 완벽하게 부활한 넥센 히어로즈의 나이트냐, 아님 우승팀의 에이스 장원삼이냐.

우습게도 나이트는 삼성 라이온스에서 재계약에 실패했던 전력을 가진 선수, 반대로 장원삼의 경우에는 삼성으로 와서 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케이스. 거기에 현금 트레이드로 가난한 팀이라고 알려져 있는 넥센의 에이스, 반대로 국내 최대의 대기업 삼성 소속의 에이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선수는 각각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과거가 있다.

장원삼은 소속팀인 삼성 라이온즈에게 우승컵을 안긴 에이스. 성적도 준수하고 우승팀 어드밴티지까지. 당당히 골든 글러브 후보에, 아니 수상자가 되기에 아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 물론, 나이트라는 존재가 없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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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골든 글러브 수상자가 아니라고? 한국야구 원투데이 본 것도 아니고. 냉수 먹고, 아니 맞고 속차려려라.)


자그마치평균 자책점만 1점 차이가 넘는다. 부상으로 삼성과 이별한 뒤 ‘한국리그 경력자고 싸니까 데려왔겠지’라는 소리를 들으며 넥센 유니폼을 입은, 그리고 이듬해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부활한 나이트 말이다. 눈 달리고 숫자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골든 글러브 수상자에 나이트 이외의 이름을 생각한다는 것은, 분명 고개를 갸웃할 일이다. 우승팀 프리미엄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성적 차이가 압도적이지 않을 때이지.

그러나, 막상 골든글러브를 든 것은 장원삼이었다. 간과한 사실이 있었으니, 그렇지, 나이트는 외국인 선수였지. 거기에 장원삼은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에이스였고. 어찌보면 이쪽이 더 예상가능한 시나리오였는지도 모른다. 과거 골든 글러브 투표를 거슬러 올라가봐도, 역시 외국인 선수에게 더 호의적인 분위기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골든 글러브는 어디까지나 당해 최고의 선수를 뽑는 자리다. 그걸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앞서도 말했지만, 성적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장원삼이 승수로 1승 앞서나, 그중 1승은 구원승. 우승팀의 에이스가 가진 스토리가 있지 않느냐? 반대로 그것도 다른 팀과 재계약에 실패해서 리그에서 불쌍한 팀 기믹을 가지고 있는 넥센의 에이스로 부활한 것이 더 감동적이지 않을까? 감동은 상대적이지만 숫자는 상대적이지 않다. 거기에 나이트 대신 서건창에게 골든 글러브를 줬지 않느냐는 말같지도 않은 말이란. 참 거지 적선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졸렬한 말이 골든 글러브의 빛을 잃게 만든다.

며칠 전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에 성공했다. 구단의 플랜만 보자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안정적으로 기회를 받을 예정이다. 정말 만약의 일이지만, 혹여 류현진이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는데, 싸이영에서 물을 먹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팬들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개거품을 물고 ‘인종차별이니, 가장 선진국에서 가장 후진국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떠들겠지. 바로 골든 글러브 투표에서 ‘우리가 남이가’식 투표를 했던 기자들이 말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절실하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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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케이즈 2012/12/12 12:01 #

    동감합니다.
    저렇게 받은 골글이 장원삼이나 서건창이나 기분 좋을수가 있을까요.
    승리차이가 얼마 안나는데, 한 팀은 우승팀이고 한 팀은 포시에도 진출 못한 팀이죠. 1승의 가치가 남다르달까요.
    그런데도 장원삼이 받았군요. 설마는 역시 사람을 잡는 법입니다.
  • -_- 2012/12/12 14:05 # 삭제

    논란은 잠시고 기록은 영원합니다 둘다 기분좋을듯
  • 정공 2012/12/12 15:30 #

    케이즈//뭐 장원삼 마음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투표한 기자들 문제지만, 썩 좋은 풍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들이 여러 선수 잡는 것 같습니다.

    -_-//골든 글러브도 기록이죠. 시간이 지나면 나이트의 올해 성적보다 장원삼이 골든 글러브를 탔던 좋은 투수- 정도만 기억될 것 같네요.
  • 봉군 2012/12/12 12:09 #

    류현진은 꼴지팀(...)
  • 정공 2012/12/12 15:31 #

    그러나 파란 유니폼을 입은 승리자(...)
  • YangGoon 2012/12/12 12:49 #

    게다가 다승 빼고 세부 기록 들어가면
    각 구단에 장원삼 보다 잘한 투수가 한명씩 있을 정도인데 이건 진짜(...)
  • 정공 2012/12/12 15:34 #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결과지만, 다음부터는 좀 정상적인 골든 글러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뭐 장원삼 잘못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래저래 승리자네요.
    몇년이 지나면 야구팬들 사이에서 이번같은 일은 지워지겠죠. 그냥 2012년도 투수 골든 글러브는 누구였더라?
    장원삼? 아 그렇군 정도로...
  • 에라이 2012/12/12 15:53 #

    진짜 심하게 느낀 건 위에 YangGoon님 말씀처럼

    다승 빼면 장원삼보다 더 좋은 성적 거둔 투수가 수두룩하다는거죠

    심지어 같은 팀 배영수조차도 선발로서 장원삼 못지 않은 성적을 거뒀을 정도...

    골글을 수상할만한 그런 성적인데 논란이 나는 게 아니라 후보로 경쟁하기에도 빠듯한 성적에 받았다는 게 정말 크게 다가오네요
  • 정공 2012/12/12 17:23 #

    그만큼 투표나 투표자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되겠죠.
    투표야 사심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지만, 이번에는 좀 심했습니다.
    매년 그렇지만, 정말 투표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습니다.
  • 울프우드 2012/12/12 15:56 #

    이닝, 퀄리티 스타트, 평균 자책점에서 나이트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장원삼 선수는 구원승 1승을 포함해서 승수에서 1승 앞서며 탈삼진 더 많다는 정도인데....

    올시즌 장원삼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나이트의 퍼포먼스에 비할바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수상자 발표 전에 이미 장원삼일 것이다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혹시나 나이트가 받는다면 정말 좋겠다 싶은 생각을 했는데....

    결과는 역시나더군요....ㅡㅡ
  • 정공 2012/12/12 17:25 #

    저야 세이버메트릭스를 신봉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정도 성적차이인데 수상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 건은 타격왕같은 것과는 다르게 당사자가 결정한 일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죠.(기자들이 몰아준거니)
    장원삼은 올 한 해 쏠쏠하게 던져줬지만, 눈에 띄게 압도적인 모습은 없었는데 이래저래 아쉽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차별도 아니고....이게
  • 울프우드 2012/12/12 17:39 #

    이 정도면 거의 외국인 노동자 차별 수준이지요 ㅡㅡ
  • 이세리나 2012/12/12 16:48 #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참..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 정공 2012/12/12 17:26 #

    뭐 엎질러진 물인데 어쩌겠습니다. 문제는 올해처럼 이렇게 파문이 일어도 내년엔 도로 그 짝이 난다는 것이겠지요...
  • 수륙챙이 2012/12/12 19:31 #

    장원삼이 받은건 좀 어이없더군요..승수 1승 많은 것 빼고는 나은게 하나도 없는데..
    무엇보다 방어율차이도 1점 넘게 나고 이닝수도 차이가 큰데..
    외국인 선수가 그렇게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외국인선수를 차별하는 것을 보면 뭐라 할 말이 없네요..
  • 정공 2012/12/14 12:06 #

    좀 심하게 말하자면 수준 인증이죠... 외국인선수는 남이라는 시각으로 보지 않고서야 이럴 순 없죠.
    성적 차이가 딱 봐도 보이는데. 여러모로 씁쓸하네요.
  • Ladcin 2012/12/12 20:28 #

    골글이 이러는거 한두번이 아니라는게...
  • 정공 2012/12/14 12:06 #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뭐 쓴소리 해봤자 다시 그 꼴일테니 더 씁쓸한 일입니다.
  • caspar 2013/01/20 17:35 # 삭제

    나이트가 당연히 GG 받아야 되고
    장원삼보다 잘한 투수들도 5명은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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