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경질. 우리는 비상식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

(히어로즈의 숨은 히어로, 김시진 감독이 옷을 벗었다. 히어로즈에서만 두 번째 경질이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강정호가 있고 박병호가 있다. 거기에 서건창이 터졌고 투수진에는 덤핑으로 들여온 용병이 리그 정상급 원투펀치로 활약하고 있다. 자 여기까지만 보면 넥센 히어로즈가 무슨 선두싸움 할 만큼 대단한 전력을 지닌 팀처럼 보인다. 자, 여기서 내가 할 말은 엿이나 잡수시라는 것이다. 선수팔이로 호흡기 떼기 전의 식물인간 구단이었던 것이 넥센 히어로즈다. 올해는 얼마나 성적이 안좋을까보단, 올해 다른 구단으로 팔려가서 팔자 피는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팬들이 걱정하는 것이 이 구단이다.

리그 정상화니 뭐니 구단을 팔아야 한다, 이대로는 안된다 말들 참 많았지만, 이게 운인지 실력인지 노망주의 길로 들어서는 선수가 졸지에 터졌고 신고선수로 선수생활 오늘 내일 했던 선수도 신인왕에 골든 글러브까지 노리는 상황이 되었다. 눈물로 떠나보냈던 이택근을 큰 맘 먹고 질렀고, 강정호는 전반기는 리그를 씹어 먹었다. 그래서, 넥센이 강팀이라고?

올해 넥센은 잠시나마 1위에 머물기도 했다. 정말 번드르르 보이는데, 까놓고 보자. 죽어도 안판다는 그 영건들? 미친 듯 볼질을 해대는 그 투수들 말인가? 강타선? 한 명 빠지면 우르르 무너지는, 대신할 선수 제대로 없어서 빌빌대던 타선 말인가? 서건창, 허도환 신고선수 신화? 스포츠에 드라마가 필요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만큼 선수층이 얇으니 신고선수들이 올라오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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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사정상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어진 선수들을 다독이며 나아갔던 김시진 감독. -사진: 넥센 히어로즈) 


그럼 그 선수층을 왜 두껍게 키워내지 못했는가. 김시진 감독은 뭘 했냐고? 아이고 이 사람들아. 멀쩡한 선수들은 팔아재끼고, 급하게 그 자리 매꾸려고 애들을 올리니. 거기에 지원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 먼 강진에서, 고등학교 급식을 먹고 운동하는데 뭘 대단한 기대를 하나. 이 정도 팀 유지하는 것은 기적 그 자체다. 아니, 거지팀 소리 들었던 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넥센 히어로즈가 무슨 삼성인줄 아나.

넥센 전력이 대단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이전이 워낙 시궁창 상황이라 약간 좋아졌어도 대단해 보이는 것이리라. 김시진 감독이 무슨 투수 교체에 문제가 있다 작전을 못 건다 말이 많지만, 아니 완벽한 감독이 어디에 있나. 몇몇 야구팬들의 문제 중 하나가 감독이 무슨 신 인줄 안다는 것이다. 신 취급을 해준다는 게 아니라, 감독이 신같이 모든 것에 전지전능해야한다는 것.
 



(한 해에도 몇이나 감독이 바뀐다. 그렇게 자주 바뀌는 감독이 권위를 가질 수 있는가. -사진: 넥센 히어로즈)


프런트에서 이번 경질의 이유로 말하는 것은 좋은 선수로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게 프런트의 의견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몇몇 팬들도 전반기의 아름다운 날들이 끝나고 후반기의 쳐짐을 견디지 못하고 김시진이 문제네 4강 도 갈 수 있었는데, 이런 공상과학에나 나올 말들을 해댔다. 인간이란 동물은 망각이 빠르다지만, 후반기 추락의 가장 큰 이유는 선수층이 얇아서다. 다 신나게 팔아 대서 백업이고 나발이고 키울 텀이 없어서다. 2군이 무슨 선수 찍어내는 붕어빵틀인줄 아나.

어찌되었건 김시진 감독은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벗었다. 이미 한 번 벗은 적 있었고, 감독으로 이 유니폼을 벗은 것은 두 번째. 후원기업이 넥센 타이어라고 김시진 감독이 무슨 스페어 타이어인줄 아나. 어차피 경질된 마당이지만 이것 하나만은 명심했으면 좋겠다. 어떤 감독이 오든, 냉정히 봐서 지금 넥센 히어로즈는 4강 싸움을 할 만한 전력이 아니다. 프런트고 팬들이고 꿈 좀 깨라. 경질 이후 성적이 올라갈 수도 있다. 다만 그건 일시적 충격 효과일 뿐이다.

물론 이번 경질이 지금까지 구단이 해오던 인력파견(?)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정말로 내년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은 김시진 감독을 볼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인 리그. 이렇게 자르다 보면 20대 감독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호흡기 떼려는 팀 겨우 숨 돌리게 해줬더니, 이건 정말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봇짐 내놓으라는 격이요, 키워준 부모 뒷산에 고려장 하는 일이다.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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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2/09/18 14:3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9/18 15: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메이즈 2012/09/18 17:06 #

    물론 프런트가 팀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고 책임도 질 수 있다면 감독을 갈아치우는 것도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이건 미국처럼 정말 프런트가 감독을 마음대로 갈아치우는 대신 자신들 역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칼같이 지는데다 능력도 확실할 경우 이야기고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에는 모기업에서 내려온 사장과 단장이 주도. 전제군주처럼 프런트가 권한은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라 프런트가 능력이 있건 없건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는지라 프런트의 능력이 부족하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게 문제입니다.

    게다가 넥센이 김시진 감독으로는 안될 거라고 생각해서 해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감독감 중에 과연 김시진을 대신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도, 있다 해도 그 감독을 받아들일 만한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그나마 김성근 감독 정도가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프로 복귀를 단념한 지 오래고 그 외에 다른 감독들 중에는 김시진 감독에 비해 확실히 실력이 앞선다고 인정받는 감독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p.s 앞으로 명감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겁니다. 계약기간 따위는 말 그대로 휴지조각으로 언제 잘릴 지 모르는데다 성적조차도 보증수표가 안 되는 판에 누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까.
  • 정공 2012/09/18 17:07 #

    사실 겉으로 보여지는 면만 보자면 넥센이 미국식 프런트 야구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죠. 문제는 국내에서 그나마라는 것이고... 까놓고 보자면 넥센도 동양식 감독중심야구인데, 이게 프런트에서 트레이드로 지나친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아니면 이래저래 선수팔이를 다시 시작하려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지금까지 경질한 것중 가장 저질적인 꼬라지네요.

    넥센 프런트가 잔머리는 최고라서 이 사람들이 무슨 의도로 경질했는지는 섣불리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또 누구 뒷통수 후려갈리는 일이 생길지... 뭔가 대변혁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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