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장미없는 꽃집 더빙판, 더빙과 편집,과연 어땠나. 물 건너 드라마 보기

(기대 속에 한국에서 방영된 장미없는 꽃집.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장미없는 꽃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다.
물론 다케우치 유코의 팬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출연한 다른 작품들-볼살도 있고 좀 더 풋풋했을 때-을 제껴놓고 이 작품만 몇 번이고 본 이유가 있다. 스토리도 깔끔하고, 대단한 배경도 아닌데 영상이 참 이쁘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요시마타 료의 OST까지 합쳐지니 더할나위 없다. 더욱 선호하는 이유는 주연 캐릭터 말고도 조연들 캐릭터 역시 버릴 것이 없다는 것. 누구 하나 버릴 인물이 없는 조화가 이 작품을 더욱 좋아하게 되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JTBC에서 장미없는 꽃집 더빙 방영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정도. 별도의 포스팅을 했을 정도다. 뭐랄까 TV에서 정식방영을 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달까. 이 작품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국내 정서에도 어느정도 먹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 어찌되었건 부푼 마음으로 본방사수를 했고, 많은 감정이 뒤섞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많은 감정’은 단순히 긍정적인 감정은 아니었다.

(이 에이지가 시즈쿠를 어떻게 키워왔는지, 무슨 마음으로 시즈쿠를 바라봤는지 알 수 있는 씬이 편집되어버렸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편집. 물론 현실상 방송 스케쥴에 맞출 수밖에 없고 어느정도 편집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작 분위기를 좌우하는, 거기에 한참 뒤에 나올 사건들에 대한 설득력을 부여하는 신이 편집당했다. JTBC 더빙판만 시청한 시청자들은 모르겠지만, 이 신은 에이지가 시즈쿠의 갓난아기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길러왔는지를 보여주는 것. 이 부녀의 유대감을 나타내는 것이자, 시청자에게는 좀 더 애틋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신이다. 무엇보다도 후반화에 나올 사건에 대한 설득력을 더 부여해주는 신인데, 이렇게 통째로 잘려나갔다는 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일.

더빙 역시 아쉬웠다. 외국작품을 더빙으로 방영하느냐 자막으로 방영하느냐는 큰 차이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은 더빙, 영화나 드라마는 자막을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애니메이션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에 반해 영화나 드라마는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를 우리말로 다시 연기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 한마디로 연기력 문제인데, 장미없는 꽃집의 경우 성우분들의 캐릭터 이해가 아쉬웠다고 할까?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로그인 없어도 가능합니다.

(에이지는 많은 고난을 겪었던, 어쩌면 상처로 점철된 사람. 그리고 와일드하게 살았던 적도 있었다. 그냥 착한 바보가 아니라는 말. 미오의 경우 간호사인 자신과 맹인연기를 하는 자신, 이 두 개의 모습이 각각 다른, 거기에 맹인시에는 자신의 처지에 주눅든게 아닌 밝고 명랑한 성격이다. 성우분의 단순하게 특정지어버리는 연기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에이지는 물론 착한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바보같이 착한'것과는 다르다. 드라마를 끝까지 보면 알겠지만 과거부터 많은 일들을 겪었고, 행동력을 가진 캐릭터다. 하지만 더빙 목소리는 너무 착하고 어리숙하게 연기를 한달까. 더 아쉬운 것은 미오의 목소리. 원래 간호사인 미오는 원장의 말이나 다른 간호사들과의 관계에서도 알 수 있듯 실력은 있지만 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굉장히 냉냉하고 철두철미한 성격. 하지만 맹인역할을 할 때 미오는 정 반대의 캐릭터다. 밝고 약간의 말괄량이같은 분위기가 있는데 더빙에서는 맹인이라는 것에 얽메인 듯한 목소리로 일관한다. 거기에 맹인역을 하다가 간호사로 전환되는 곳에서도 두 캐릭터의 연기가 전혀 차이가 없다.

물론 더빙판을 방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반증이다. 종편이긴 하지만 나름 JTBC에서 신경쓰는 타임에 방영하며(장미없는 꽃집이 끝나고 이 타임에 방영될 작품은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다) 더빙판이라는 것은 단순한 자막판보다 돈이 드는 일이다. 성우분들이 캐릭터 연구에 조금 더 신경써줬으면 좋았을텐데. 이건 단순히 ‘아, 나는 우리 유코상의 목소리를 듣고싶다능! 성우 목소리 싫다능!’같은 말이 아니다.

(아쉬운 점이 많지만, 자막이 아닌 더빙까지 하는 수고를 거쳤다는 건 썩 나쁜 일만은 아니다. 결과는 둘째 치더라도)


성우는 작품에서 얼굴 없는 연기자다. 일반 배우도 작품에서 작가가 의도한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하지 못하면 손가락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성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비슷한 시간대에 ‘넝쿨당’이라는 강력한 작품이 방영되기 때문에 힘들게 본방사수를 하고 있는데, 다른 시청자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둘째치고 말이다.

관련 포스팅

일드 <장미없는 꽃집> 더빙판으로 JTBC방영<-클릭
일드<장미 없는 꽃집>, 상처입은 자들의 아름다운 치유법 <-클릭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정공의 활자로 읽는 야구.(
pitching@egloo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글에 공감하셨다면 view on을 눌러 주세요.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신다면구독+를 눌러주세요.



핑백

덧글

  • 대건 2012/09/10 14:23 #

    방영을 놓쳤는데, 시작부분이 편집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실망감이 드는군요.
    어느 한 순간도 덜어내지 말았으면 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들어내다니, 안타깝네요.
  • 정공 2012/09/10 14:40 #

    그 씬도 그렇지만 다른 부분 편집도 조금 어색한 점이 있어서 더 아쉬웠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성우분들 연기도 최악에 가까워서 안타까움이 더해지더라구요. 성우팬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성우가 변사도 아니고 하나의 연기자인데 이걸 성의가 없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원래 이 수준인지 의아할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싱고의 경우엔 그냥 코에 콧물만 흘리고 있으면 동네 바보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목소리였습니다...OTL
  • 유땅투런 2012/09/10 19:50 #

    더빙한 이유 중 하나가 요새 일본과 껄끄러운 것때문에 시청자 눈치보느라 그런것도 있나봐요
    어제 처음봤는데 좀 어색하게 느껴진게 편집이 되었나보군요
    잘 읽었습니다
  • 정공 2012/09/10 19:54 #

    다른 케이블 채널에서 일본 드라마가 꽤 방영되는 중이라 그런 생각은 못해봤는데, 나름 종편이라고 일본과의 관계를 신경쓸 수도 있겠다 싶네요. 아 이 생각은 정말 못했었네요ㅎㅎㅎ 어쩌면 자막 방영 하려다가 급하게 더빙을 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 같네요.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이 많아서 말이죠.

    편집은 시간 문제도 있고, 오프닝 문제도 있어서 그렇지 않은가 싶습니다. 어쨌든 아쉽네요...
  • fridia 2012/09/10 21:24 #

    외화(일드, 미드, 중드)는 역시 원어 발음으로 봐야 제맛이지요. 이상하게 한국어로 더빙만하면.... 미드의 경우에는 워낙에 예전부터 한국어 더빙을 많이 해준지라 나름 적응이 되는 편인데 일드나 중드의 경우에는 진짜 심각할 지경입니다.
    카토리 싱고의 목소리가 참 독특하고 다케우치 유코의 목소리 또한 다른 일본 여자배우들에 비해 약간은 독특한 목소리를 갖고 있는 배우들인데 그 목소리를 재현할 성우가 있을지 그것도 의심되던 상황에서 한국어 더빙이라...
    차라리 자막으로 보여주는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게다가 원작을 편의상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것 등등.... 괜히 종편인가 싶을 정도네요.
  • 정공 2012/09/10 22:06 #

    개인적으로 원 드라마 배우들의 목소리와의 차이도 차이지만, 과연 그 캐릭터에 맞게 연기하느냐를 보는데 장미없는 꽃집 성우분들은 캐릭터 연구가 조금 미진하지 않나 싶더라구요. 캐릭터의 몰이해랄까요. 그냥 두루뭉슬하게 연기를 해서 원작을 봤던 사람들에게는 그리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는 듯 싶습니다. 넷상의 의견들을 봐도요.
  • 강냉강냉 2012/09/11 00:15 #

    종편이 케이블과 다르게 제2의 공중파다 보니 일본어가 원래대로 나갈 수 없나보더군요.
    가끔 공중파에서 어색한데도 더빙을 쓴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늘 왠지 어색한 느낌을 받았는데 장미없는 꽃집은....중국드라마의 느낌을 받았어요ㅠ_ㅠ 흑
  • 정공 2012/09/11 11:25 #

    종편...도 자막 방영 가능한걸로 아는데... 채널A에서 마더랑 체인지를 자막판으로 방영했었더라구요.
    그래서 더빙판이라는게 조심 신기했습니다. 일본 드라마 더빙이 몇 없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 이 작품이 당첨(?)됐구나 싶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드라마, 많은 사람이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래저래 평가가 더 나빠질 것 같아서 아쉽네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다음뷰2


정공의 활자로 읽는 야구2

통계 위젯 (블랙)

08
51
632905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블랙)

60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