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당히 기대가 컸던 2분기였다. 그리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제대로 들어맞는 분기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배우인 쿠사나기 츠요시, 타케노우치 유타카, 와쿠이 에미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라인업에 올랐고 SPEC의 감독이 제작한 ATARU까지. 다른 작품들도 척하고 보기엔 나쁘지 않았기에 정말 대풍년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기대가 크든 기대가 작든 매분기 퀄리티는 그게 그거라는 말이 틀린게 없었다. 쿠사나기 츠요시의 ‘37세에 의사가 된 나’는 그닥 색다를 것 없는 심심한 드라마였고, 휴머니즘 드라마도 본격적인 의학물도 아니었다. 게다가 쿠사나기 츠요시의 연기도 영 민망한 수준. 원래 연기가 대단한 것보다는 특유의 분위기, 그리고 그 오오라에 맞는 드라마에 출연하면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이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저번에 출연했던 겨울의 벚꽃도 그랬고 이번 작품도 발성이나 연기 디테일을 보자면 정말 안타까울 정도였다.
타케노우치 유타카 ․ 와쿠이 에미의 한 번 더 너어게, 프로포즈 역시 다를게 없었다.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멜로물은 절대로 후회할 일이 없다는 불패신화가 깨지는 드라마였다. 타케노우치 유타카는 여전히 멋있었지만, 스토리에 무게감이 없고 인물들의 개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겉핥기식 드라마였다. 타케노우치 유타카나 와쿠이 에미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전개 자체가 너무 무난, 제대로 기승전결이 존재하지 않는 최악이였다.

기대가 큰 2분기에, 그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던 작품도 있었다. 바로 ‘리갈 하이’. 사실 재미면으로만 보자면 1․2분기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드라마로 꼽을 정도. 사카이 마사토의 능청스러움과 숨막힐 정도로 빠른 대사들은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었다. 상대 변호사역의 나마세 카즈히사나 비서 역의 코이케 에이코 역시 드라마에 완전히 녹아드는 모습으로 훌륭한 캐스팅. 아라가키 유이의 작품 고르는 솜씨는 역시 대단하다고 할 정도였다. 다만 아라가키 유이는 성인 연기자로서 역량이 아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눈에 들어오는 연기가 아니었고, 자신의 색이라는 것이 그닥 확립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언제까지 교복입고 연기할 수도 없고, 자신도 그것을 아는 것 같은데 확실한 변신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되려 가키의 역할을 다른 배우들이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코미카도가 극중에서 말하듯 나가사와 마사미가 했다면 더 어울렸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 분기에서 가장 시청율이 좋았던, 끝까지 시청율 경쟁을 했던 작품이 있다. 바로 ‘열쇠가 잠긴 방’과 ‘ATARU'. 두 작품 모두 기대만큼 괜찮은 작품이었다. 우선 열쇠가 잠긴 방은 첫회부터 흥미와 짜임새 모두 갖춘 모습이었고, ATARU는 SPEC에서 보여주었던 그 특유의 재미를 고스란히 이은 작품이었다. 열쇠가 잠긴 방은 굉장히 촘촘하다는 기분이 들 정도의 각본이었고, 반대로 매회 밀실을 깬다는 비슷한 구조의 내용은 조금 지겨워지는 느낌이었다. ATARU는 첫회에서 생각보다 기선제압을 하지 못한 아쉬운 기분이었던게 사실.
그러나 극이 전개될수록 각 인물의 캐릭터들이 확립되면서 다음회가 기대될 정도였다. 두 작품을 연기력으로만 보자면 남자 주인공에서는 ATARU의 나카이 마사히로가 앞서는게 사실. 서번트 증후군의 아타루 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냈다. 사실 마흔이 넘은 나카이 마사히로가 저 역할이 어울릴까 하는 삐딱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오노 사토시의 경우에는 무난히 소화했다는 점은 높이 사는데, 딱 그정도였다. 그보다는 같은 작품의 여주인공 토다 에리카의 연기력이나 존재에 묻히는 느낌이 있었다.

반대로 여자 주인공의 경우엔 열쇠가 잠긴 방의 토다 에리카가 앞섰다. 일벌레라고 할 정도로 매년 쉬지않고 작품을 한 결과가 나왔다고 할까. 어디에 놔둬도 제 몫을 하는 모습. 물론 ATARU의 쿠리야마 치아키도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토다 에리카보다는 매력적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본의 아니게 전작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토다와 이번 작품의 쿠리야마 치아키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랄까.
어쨌든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볼만한 작품들도 제법 있는 분기였다. 파파돌도 기대 이하였지만 나름 웃으며 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 어린이 형사는 아역들의 귀여움과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다만 나가사와 마사미의 도시전설의 여자는 정말 안타까울 정도였다. 혹자가 말하듯 ‘이 작품의 시청율은 내용이 아니고 마사미의 다리노출이 올린 것’이라고 할 정도로 형편 없었다.
영화화를 한다는데, 참 작품 잘 만나는 아라가키 유이를 보면 마사미가 불쌍할 정도. 그 이외에도 AKB48과 자니스 계열이 출연한 사립 바카레어 고등학교는 평가가 불가능한(?) 작품이고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는 기대 이하의 전개에 아이바 마사키의 연기는... 고양이보다 못했다.
2012년 2분기 드라마 평균 시청율 TOP 5
15.86 자물쇠가 잠긴 방 (후지, 월9) - 11회 완결
15.42 ATARU (TBS, 일9) - 11회 완결
12.95 37세에 의사가 된 나~연수의 순정 이야기~ (후지, 화10) - 11회 완결
12.62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니혼, 토9) - 11회 완결
12.47 리걸 하이 (후지, 화9) - 11회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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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하긴 저도 이번 2사분기때는 몇 개 시작했지만 끝까지 챙겨본 드라마가 없네요.
리갈 하이는 아직 못봤는데, 찾아봐야겠습니다. ^^
리갈하이는 정말 재밌더라구요 뭐 보고나서 남는건 없는데, 보면서는 정말 유쾌하더라구요 ㅎ
코미카도라는 캐릭터는 사카이 마사토 이외의 사람은 생각할 수도 없더라구요~
주인공도 굉장히 매력있는 캐릭터가 딜 수 있었지만, 각본의 문제인지 짜증나는 여자가 되어버렸구요; 덕분에 저는 2화에서 그만둬버렸습니다;
홈즈는...
문: 이번분기 '삼색털 고양이 홈즈' 어땠어?
답: 고양이가 귀여웠어.
같네요. 물론 예전같은 인기도 아니고 작품을 선택하는 건지 겨우겨우 잡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각키와 연기력은 별 차이 없고, 되려 작품내 캐릭터 잡는 건 더 나은거 같은데 여러모로 비교가 됩니다.
홈즈는 정말 고양이만... 고양이 연기가 더... 아이바 마사키는 데릴사위때 막내 고딩으로 나왔던 때가 생각나는데...
나이는 들었는데 연기는 그대로더군요;;;
리갈하이는 기대 이상이더라구요. 깊은 맛은 없는데 쉴새없이 때리는 드라마라 끝까지 재밌게 봤어요~
그나저나 역시 우리의 토다짱은 연기력만큼은 대단하죠. 그리고 아타루에서 참 재미있던게 SPEC 네타를 엄청 써먹더라구요. 하다못해 최종회에서도....ㅎㅎㅎ
다만 쿠리야마 치아키도 전작의 드라마 작품들보다는 나름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한 이번 드라마였지않아 싶네요. ^^
개인적으로 뽑은 최악의 드라마
이번 분기 최악의 드라마 BET3
1.가족의 노래 - 진짜 오다기리 하나만 보고 엄청난 기대를 했건만.... 물론 오다기리의 작품들이 대중적이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매니아층에게는 먹히는 작품들이었는데 이건 뭐..... 유일하게 2화보고 떄려친 드라마였는데 역시나.... 중간에 시청률 최하위로 중도하차된 비운의 작품
2.미래일기 - 말안해도 다들 아실듯한.... 게다가 전 고리키 아야메의 외모에 심한 거부감이... 적응이 안되요. 아무리 봐도....
3.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 다른 연기 잘하는 배우들 다 모아놓고 정작 주인공인 아이바 마사키.... 진짜 연기 더럽게 못하고 왜 재가 주인공일까라는 의문이 심하게 들었던... 아라시 타 맴버들은 나름 연기쪽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반면에 이친구는 아예 연기를 떠나 다른 쪽으로 방향 설정하는것이 어떨까 싶더라구요. 게다가 마츠코 디럭스.... 아주 둘의 대화를 들을때마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연기의 향연을....
개인적으로 손꼽는 드라마 BEST3
1.W의 비극 - 시청률이 10&대도 나오지 못한 저시청률을 기록함으로서 타케이 에미를 저시청률의 여왕으로 각인시킨 작품이기도 하지요. 다만 딱히 타케이 에미때문에 시청률이 안나왔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소름끼칠 정도였습니다만....참 미스테리하네요... 드라마 풍도 마치 WOWOW에서 제작한듯한 느낌에 일단 원작도 유명한 작품이었고, 기존 첫번째 TV 리메이크판도 대히트를 기록했기에 이번에도 고시청률을 기대했는데.. 다만 누가 뭐라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W의 비극이 2분기 최고의 드라마가 아닐까 싶네요.
2.아타루 - 나카이 마사히로&쿠리야마 치아키 콤보에 키타무라 카즈키까지!!!! 캐스팅만 보더라도 일단 안정감이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나카이가 이정도로 서번튼 증후군 역을 잘 할지도 미처 몰랐는데.... 중간중간 깨알같은 타 작품 오마주도 재미 요소중 하나!
3.SP드라마 악녀에 대해서 - 에리카 사마의 TV복귀작! 완벽하게 이미지를 대변신한 사와지리 에리카의 작품으로 1리터의 연기때와는 36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물론 그 전에 모바일 드라마 'L et M'에서 같은 외모이지만 서로 다른 성격의 여성을 세밀하게 연기한 그녀였기에 이번 '악녀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기대하고 감상한 드라마. 이와 비슷한 류의 드라마를 추천드리자면 WOWOW의 '인간곤충기' 정도 되겠네요. ^^
안쓰러울 정도더라구요. 좀 쉬었으면 좋겠는데... 이번 작품에서 정장이 잘어울리더군요.
아타루를 보면 SPEC 두 주인공들이 (대역이겠지만) 시도때도 없이 나와서 재밌더라구요, 그 파트너의 인물들도 나오고.
쿠리야마 치야키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냥 좀 비교가 되서 그랬지, 굉장히 재밌는 캐릭터였어요.
W의 비극은 보려고 받아놓기만 했는데, 주위에서 타케이 에미가 대단하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골드 때부터 눈여겨봤던 친구라서 저도 기대되네요. 사실 오스카에서 미는 신진 투톱중 고리키 아야메보다는 타케이 에미에게 푸쉬를 집중하는 것이 낫겠다 싶더라구요. 연기력도 그렇고(물론 고리키 아야메의 외모나 연기가 제 취향이 아니기도 해서...) 특유의 오오라가
있는게 큰 사고만 없다면 충분히 톱스타의 자리에 올라갈 것 같습니다.
미래일기는 2화까지만 봤는데, 짜임새가 좀 이상하달까요... 저는 원작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원작팬들은 망작을 넘어선
핵폐기물 취급을 받더군요. 가족의 노래는 뻔하고 유치하긴 한데 그래도 킬링타임용은 된다 싶었는데 시청율이 참 웃음만 나더라구요. 이런 시청율 처음 본 듯. 삼색털은... fridia님 말씀대로 참... 그렇더라구요. SMAP 좋아해서 다른 쟈니스 친구들에도 관심이 가는데 연기력은 좀 아쉬운 것 같더라구요.
악녀에 대해서는 아직 못봤는데 꼭 봐야겠네요. 사와지리 에리카가 연기는 참 좋은데... 사생활이 그래서... 뭐 오늘 보니 뒤늦게 대마초 이야기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더군요. 좀 아쉽네요..
이거 심히 네이버에 부케릭을 생성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