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목동의 기적은 일어날까. - 넥센 히어로즈

(야구는 팀 스포츠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넥센 히어로즈. -사진: 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의 별명은 고춧가루 부대였다.

4강 싸움이 치열한 시즌 후반, 4강 싸움으로 속 타는 팀들을 격추시키며 타팀팬들에게는 절망을, 자팀팬들에게는 내년을 기약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매년 고춧가루부대의 모습만 보일 뿐, 그 이상의 기적은 기대할 수 없었다. 팬들의 관심은 순위보다도 ‘이번엔 또 누가 팔려나갈 것인가’일 정도로 팀 사정이 좋지 않았고, 혹여 잘하는 선수가 있으면 기쁨보다는 발을 동동 굴렀다.

그렇게 주축선수들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어도, 전력 내에서 끈끈한 야구를 하던 것이 넥센 히어로즈였다. 상위권을 기대할만한 전력도 아니었고, 그냥 한게임 한게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위안으로 다가올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개막전부터 유기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혹시나’하는 희망을 부풀게 하고 있다.

순위는 5위지만 1위와의 2.5게임차, 승률도 .455로 5할 승률에 다가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납득하지 못할 패배가 없다. 4점차로 진 것은 1번뿐, 나머지 패배는 큰 점수차가 아니다. 그만큼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이 없다는 것이고, 곧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상위권으로 예상됐던 팀들이 무너지고, 하위권으로 꼽혔던 LG, 그리고 넥센의 분전은 놀라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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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선발진, 강해진 타선



(선수팔이 구단이라고 비아냥을 받을 때도 지켰던 넥센의 미래 강윤구. 그가 빛나기 시작한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유망주는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 원석과 같다.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 자체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반대로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 기대만 키우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최고의 포텐셜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들어오는 선수중 몇이나 스타가 될까. 물론 하위지명 선수들보다 성공가능성은 높지만, 1군 무대에서 몇 게임 나오지도 못하고 은퇴한 선수도 꽤 된다. 그만큼 유망주는 로또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강윤구도 그랬다.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붙박이 선발은 올해가 처음이다. 항상 제구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고, 프로에서 제구를 잡지 못한 선수의 종착점은 1군 마운드가 아니기에 포텐셜은 있지만 과연 기대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하지만 올해 첫 붙박이 선발로 나서 매게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첫 등판에서 장장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작년 정규시즌 MVP를 받은 윤석민과의 맞대결에서도 비록 패배는 했지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좋은 구위만큼 눈에 띄었던 것은,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위기관리능력이었다.

물론 제구의 문제는 아직도 남아있다. 하지만 수술 전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또 문성현은 초반 난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차츰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과연 올 시즌에 얼마나 통할까 의심됐던 나이트가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외국인선부 벤 헤켄 역시 출발은 좋다.

타선 역시 개막전부터 불꽃같은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두산과의 2연전에서 8개 구단 최고의 원투펀치로 평가받는 니퍼트-김선우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개막전에서 센세이션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오재일은 반짝으로 끝났지만,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가 생기면 또다른 선수가 터져주는, 전형적인 ‘될 팀’의 타선으로 변모하였다.

무엇보다도 강정호의 활약이 매섭다. 작년 4번 타자의 부담 때문인지 2프로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부담에서 벗어나 맹타를 때려내고 있고, 돌아온 이택근, 초반 부진했지만 경기력이 올라가고 있는 新 4번 타자 박병호까지 클린업은 단단하다.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인가, 반전을 보여줄 것인가.




(믿음이 있으면 승리가 있고, 승리가 있으면 믿음이 있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문제는 이런 모습이 얼마나 이어질까. 군제대선수를 비롯, 복귀선수가 많긴 선수층이 두껍냐고 묻는다면 쉽사리 대답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선발진은 더 강해진 것 같지만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무너지지 않고 버티느냐, 그리고 반대로 더 약해졌다고 평가받는 불펜진은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의문이다. 손승락이 마무리로서 예전같이 강력한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걸린다.

다만 걱정스러운 1할 타자 서건창, 허도환의 경우 타율이 아쉽지만, 그 이상으로 수비와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두 선수의 플레이가 선수단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방출의 아픔을 겪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 몸에 맞는 볼로라도 나가려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본인이 예상한 넥센 히어로즈의 순위는 5위. 전문가는 물론이고 주변에서도 전력상 잘해야 6, 7위일 것이라 말했지만, 분명 올해의 넥센 히어로즈는 한층 성숙된 팀으로 거듭났기에 5위에 올렸었다. 예상은 100프로 전력을 바탕으로 해야 하지만, 약간의 사심이 담긴 것도 사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라는 팀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올해 넥센의 경기중 적어도 재미없는 경기는 없었다. 과연 넥센 히어로즈가 몇 위로 시즌을 끝낼까? 대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정공의 활자로 읽는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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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세리나 2012/04/21 17:08 #

    지금 넥센 참 대단합니다 정말;;

    그렇긴 한데 훌륭한 선발자원만으로는 후반가면 많이 뒷심이 모자라지 않을까..싶네요.
  • 정공 2012/04/21 18:42 #

    저도 그점이 걱정이긴 합니다. 매해 그럭저럭 중간은 해줬던 오재영도 올해는 몸이 좋은거 같지 않고,
    장원삼 트레이드에서 돈에 인사치례로 딸려온 별볼일없는 투수였던 박성훈이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 선수층이 얇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5위까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 놀자 2012/04/21 20:28 #

    지금도 못하는 애들 2군 보내라고 하면 넥센의 다른 팬들이 그 애들 보내면 누구 올릴꺼야? 라는 말에 말문이 막히는걸 보면 좀 심란하더군요. 넥센 최근에 수비쪽에 문제가 있지 않았던가 싶기도 해요. 특히 1루쪽이요. 뭐랄까 눈이 썩어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 착각일련지 모르겠네요. 불안불안한게 흐으..
  • 정공 2012/04/22 00:13 #

    엘지에서 잠깐잠깐봤던 박병호는 수비도 뭐 그럭저럭하네, 3루도 보네 이정도였는데 붙박이 1루수로는 조금 아쉬운 면이 보이더군요. 그래도 라인업에 무게감이되고 뭐 조금씩 수비도 나아지리라 봅니다. 아무래도 경험부족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넥센이 mlb 오클랜드같이 트레이드 한 만큼 유망주를 받아왔다면 뎁스가 약하진 않았을텐데, 말 그대로 현금 박치기여서 나가는 놈은 있는데 들어오는 놈들은 변변찮죠. 특히 포수가 답답하고... 뭐 어떻게 되지 않겠습니까? ㅎㅎ
  • 봉봉이 2012/04/21 22:28 #

    롯펜인 저에게 현대란 팀은 삼성을 꺾고 우승하던 모습이 가장 뚜렸하네요 오재영이 신인왕이었던.....삼성 밥이었던 롯데였는데 현대는 그 삼성을 무너뜨리고 9차전 혈투끝에 우승했었죠 마지막은 조용준이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넥센을 두번째로 좋아해요 올해 기적을 바랍니다 넥센타이어 롯데도 .....그나저나 아이패드로 자판칠려니 넘 짜증 ㅠㅠㅠ
  • 정공 2012/04/22 00:15 #

    조용준의 조라이더 시절이군요... 그때 그 조용준도 없고 오재영이야 아직 있지만, 20대 후반이네요.
    올해는 연초부터 재밌는 게임을 하는걸 보니 기대할만한 것 같습니다. 정말로요.
  • 단호한결의 2012/04/22 07:49 # 삭제

    넥센이 4위경쟁에 명함을 내밀정도의 전력을 갖춘것으로 보이는데요.
    강팀들과의 상대에서 얼마나 선전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공 2012/04/22 12:01 #

    과연 불펜진이 얼만큼 정상적으로 작동을 해주느냐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 면에서는 이보근이 잘해줄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손승락도 손승락이지만. 과연 한 시즌을 고스란히 끌고갈 수 있는 전력인지도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 imor 2012/04/23 08:41 #

    작년에도 4월에는 '정말 넥센일까' 하는 승률을 보여준 적이 있었던것 같은데 -
    역시나 뒷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과는 다른 넥센이라고 요즘 종종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BK영입' 으로만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어쨌든, 응원하고 있어요 넥센
  • 정공 2012/04/23 12:56 #

    분명 BK의 영입이 플러스이긴 할텐데요. 좀더 시간을 들여 제대로 올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당장 올려도 중간계투로는 쏠쏠할 것 같은데... 김시진 감독이 그리는 청사진에는 BK가 선발인가 봅니다.
    이택근이 아직 완전히 컨디션이 올라오진 않았어도 타선에 무게감이 주고 있고, 적어도 작년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2012/04/23 12:2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정공 2012/04/23 13:00 #

    메인에 몇 번 올라가긴 했던 거 같은데 왼쪽 상단에 올라온건 처음인 것 같네요 ;;;
    넥센은 성적이 말아먹기 시작해도 팀 분위기는 괜찮은게 장점이자 단점이니까요. 넥센에서 편하게 야구하고 싶다-가
    야구선수계의 트렌드가 되지 않았겠습니가??;; 어쨌든 어메이징 넥센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하위권에서 쭉 죽칠거면 어메이징이 아니지요.

    근데 한화는 지금 난리네요. 사실 박찬호니 김태균이니 와도 이럴줄 예상은 했지만... 항상 LG가 문제가 많다고 말들이 많았는데 전 그보다 한화가 문제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마 3~4년은 암흑기가 아닐까 합니다. 거기에 류현진도 남을 일이 없을것 같으니 이거...
  • 오엠지 2012/04/23 13:04 #

    일단이정도면 준수한편..문제라면..

    1. 테이블세터 부재
    2. 선발은 그럭저럭이라봐도 1점차로갈때 불펜진의 부실 ..마무리 손승락까지도 최근에 좋지않은모습

    이단 그나마 타선 터져주고 득점 먹는건 볼만합니다.. 박병호가 타율이 떨어진다해도 볼넷과 적절한시기에 나가고 있는판이고..빨리 유한준, 송지만이라도 돌아온다면 좋을껀데..오윤이 최근 성적이좋긴하지만 ㅎㅎ

    게임 승리도 꾸역꾸역 챙겨먹으면서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이걸보면 역시 장기간봤을때 문제도 크죠..

    아 그리고 수비문제가 있는데...1루쪽,좌익수쪽입니다. 타점 노선의 90% 차지 안타라고하지만 아쉬운 수비가 한둘이 아니죠
  • 정공 2012/04/23 13:09 #

    개막2연전만 하더라도 오 테이블세테가 가동되나! 싶었는데 이것 참... 손승락은 한두경기 문제인 줄 알았는데 구위 자체도 예전만 못하고 뭔가 예전의 모습이 아니더군요. 손승락만 예전같았으면 좀 더 파괴력있는 팀일텐데.
    나머지 불펜투수들도 기대보단 걱정이 커서...
    박병호가 타율은 별론데 확실히 무게감은 있는 타자더군요. 거기에 강정호가 계속 터져주고 있으니 나름 이택근-박병호-강정호 클린업이 가동되고 있고...
    근데 정말 아쉬운 수비가 있긴 하더군요. 지적하신대로... 그래도 다른 수비는 나름 건실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게보고 가면 치고 올라갈지 하위권에 머무를지 확신을 못하겠네요.
  • 카이엔 2012/04/23 16:15 #

    넥센 화이팅입니다!
  • 정공 2012/04/23 16:22 #

    넥센 화이팅!
  • 메이즈 2012/04/23 19:21 #

    솔직히 넥센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건 사실이지만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가 연재되던 시절도 아니고 기본적인 기량의 향상 없이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기량과 선수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시즌을 꾸려 나가려고 몸부림친 덕택에 백업선수층은 꽤 좋은 편이라 최악의 상황에 처하진 않겠습니다만 주축선수가 적은 팀의 한계는 명확한지라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되는 5월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걸을 게 확실하다고 봅니다.
  • 정공 2012/04/24 12:41 #

    저도 시즌 중반 위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다만 작년보다는 주축선수들이 든든해진점, 거기에 송지만, 유한준이 곧 복귀하기도 하니까 잘하면 그 위기를 아슬아슬 넘을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축선수보다는 백업선수들에 대한 걱정이 큰데, 주전-백업-그이하, 백업과 그이하 선수들 수준차가 꽤 되는게 넥센 문제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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