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LG트윈스는 질수밖에 없었을까. - LG 트윈스


내줄건 내주고 이길건 확실히 이기겠다.


시즌 포부를 밝히며 김기태 LG 감독이 한 말이다. 사실 올해 LG 트윈스는 1약으로 꼽는 전문가가 있을 정도로 전력이 약화된 상태. 승부조작 연루로 인해 피 같은 선발 둘을 잃었고, FA에서 영입은 전무, 이상열 정도만 남기고 조인성과 이택근은 떠났다. 말 그대로 ‘강제적 리빌딩’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력누수가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게임에 욕심을 낸다면 시즌 자체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포기할 게임은 일찍 포기하고 이길 게임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였다.

시즌 개막, LG의 상대는 시즌 최강 삼성 라이온즈였다. 전문가가 거의 만장일치로 1강으로 꼽은 작년 우승팀. LG와 반대로 이승엽의 영입으로 인해 되려 타선의 무게는 한층 강화되고 선발진과 불펜진은 역시 삼성이라고 할 만한 전력이었다. 하지만 LG는 그런 삼성을 연패로 내몰았다. LG 팬들에겐 환희가, 전문가들에겐 뒤통수를 맞는 결과였다.

하지만 어제 경기도 그랬을까? 과연 내줄건 내주고 이길건 확실히 이기겠다는 말에 해당되는 경기였을까? 최종 스코어는 6대 7. LG 트윈스의 역전패. 4회 초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며 4점차로 앞서가던 LG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왜 LG는 질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뚝심과 아집은 종이 한 장차.

 

( 5타수 3안타. 되살아난 '국민 우익수' 이진영. -사진: LG 트윈스)

2:1로 뒤진 4회초 공격의 시발점은 박용택의 안타였다. 그리고 역전의 키는 이진영이었다. 그동안 국민 우익수라는 별명이 부끄러울 정도로 부진에 헤맸던 그의 천금 같은 역전홈런이었다. 거기에 LG 타선의 희망이자 미래인 오지환의 3점 홈런이 터지며 4회만 대거 5득점, 6:2로 역전에 성공했다. 3점까지는 따라갈 수 있지만, 4점 차이는 쉽게 뒤집을 수없는 점수 차. LG에게는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승리를, 한화에게는 1승 8패의 수렁으로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또 한 번 일어났다. 한화는 최진행의 삼진으로 인해 기세가 꺾인 게 아닌가 했지만, 고동진의 2루타, 뒤이은 한상훈의 안타, 그리고 신경현 삼진으로 인해 불안했지만, 다시 이대수, 강동우의 연속안타와 장성호의 천금 같은 적시타로 인해 다시 게임을 뒤집었다. 그때 마운드에는 여전히 임찬규가 있었다.

임찬규는 LG에서 가장 기대 받는 투수 중 하나다. ‘찬규 때문에 야구 본다.’는 팬이 있을 정도로 신진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제 공을 뿌릴 줄 아는 선수. 작년 중간계투로 인상적인 모습도 보였고, 선발로도 성공할만한 재목이란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선발진으로 올라온 올해, 주춤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체력. 4회, 5,60구 이후에는 급격히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제구면에서도 아쉬움이 비치지만, 무엇보다도 공이 가벼워 난타당하는 광경을 연출했다. 경험의 부족도 있겠지만, 선발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인 이닝 소화력에서 심하게 떨어지는 모습은 과연 임찬규를 선발로 끌고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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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의 희망 임찬규. 그가 선발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사진: LG 트윈스)

물론 고교·대졸 신인선수들은 프로에 와서 초반 체력문제를 겪는 게 대부분. 양승호 감독은 본인과의 인터뷰에서 ‘신인선수들은 프로와의 기량차도 기량차지만, 체력문제로 곤욕을 겪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한 해 소화했던 경기수도 다르고, 당장 늘어난 경기·이동거리로 인해 속된말로 ‘퍼지는’ 경우가 생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임찬규를 장기적으로 선발감으로 키우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당장 올해에 선발로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다. 시즌 초부터 체력문제를 안고 있는 임찬규가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심리적인 문제나 그 이외의 문제도 있을지도 모른다.

어제 김기태 감독은 난타당하는 임찬규를 4회 끝날 때까지 내리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역전을 당했고, 다시 한 번 역전은 없었다. 4회 눈에 띄게 난조를 보이는 임찬규를 과연 계속 끌고가야 했을까. 리즈의 16 연속 볼이 있었던 처참했던 경기에서도 임찬규는 똑같은 모습이었다. 믿음의 야구도 좋지만, 그대로 마운드에 놔뒀어야 할까?

뚝심과 아집은 종이 한 장 차. 마운드는 투수가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섬과 같습니다. 임찬규가 아무리 신인답지 않게 배짱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하더라도 그렇게 난타당하는 상황에서 4회 끝까지 끌고 갔던 것은 멘탈적으로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리즈 때도 그랬듯 그게 투수에 대한 믿음인지, 투수교체 타이밍을 못 잡는 것인지는 둘째 치고 말이다.


어처구니없는 패배? 아직 지켜봐야 한다.



              (LG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유원상. 더이상 가을전어가 아니다. -사진: LG 트윈스)

물론 역전의 기회는 있었다. 바로 기회의 9회. 몸에 맞는 볼, 그리고 한화의 끝판왕 바티스타의 보크. 그리고 흔들린 바티스타가 이대형에게 볼넷을 내주며 역전 주자까지 나간 천금 같은 기회였다. 4회 역전 홈런의 영웅인 이진영이 이번에도 안타를 치며 역전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2루에 있던 서동욱은 멈칫하며 홈으로 파고들지 않았다. 분명한 타구판단 미스. 충분히 홈까지 들어올 수 있었던 타이밍이었지만 주저하다가 3루에 머물렀고 결국 병살타로 경기는 결국 한화의 승리로 끝났다. 서동욱이 홈으로 들어오고 이대형이 3루에 있었다면 다양한 작전시도가 가능했을 것이다.

아쉬운 장면이 많은 경기였지만, 희망도 있다. 유원상의 재발견이 바로 그것. 한화 이글스이 1지명자였지만, 기대에 못미치며 한화 팬들의 속을 썩이다 작년 LG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물론 가을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며 ‘가을 전어’라는 별명이 붙었고, 이번에는 단지 전어가 봄에 온 게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힘겹게 투수진을 운용하는 LG 입장에서는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거기에 선발경험도 있기에 임찬규를 불펜으로 내리고 유원상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시즌 초반, LG 팬들은 매게임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만 김기태 감독의 감독 첫 시즌이고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작년 롯데의 양승호 감독 역시 초반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김기태 감독 역시 감독이라는 옷에 몸을 맞춘다면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된다. 그만큼 카리스마가 있고, 야구에 식견이 있는 것은 분명하니 말이다. 모든 초보감독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시행착오가 얼마나 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정공의 활자로 읽는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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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세리나 2012/04/18 13:19 #

    임찬규는 분명 괜찮은 선수지만.. 아직까진 딱 괜찮은 선수이기만 한거같네요.

    선발 강한팀에서 승리조 불펜요원으로 쓰면 딱 좋을거같은데 현재 엘지 선발진이... . . ..;
  • 정공 2012/04/18 13:23 #

    스테미너가 너무 떨어져서... 예상은 했었지만 김기태 감독도 여러모로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유원상이 좀 괜찮다 싶은데 과연 얼마나 갈지 싶고.
  • 이명준 2012/04/18 14:58 #

    임찬규는 장기적으로 선발로 키운다는 관점에서 올해 좀 두들겨 맞더라도 마운드에 내버려두는 인상인듯 사실 임찬규 롯데전에도 엄청나게 불안했습니다. 이대호 같은 결정타를 넣을 타자가 없어서 그랬지 엄청 두들겨 맞았는데 결정타를 안 맞아서 버틴거죠.

    임태훈이 선발로 전환한 09 10년에 정말 심하게 두들겨 맞았습니다만 그래도 어찌어찌 올해와 같은 모습을 보이도록 끌어올렸죠 뭐 임찬규도 그러한 과정이라고 보고 김기태감독도 그러한 관점에서 두들겨 맞더라도 내버려두는것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임찬규랑 유원상은 선발로 키워야합니다. 두산도 임태훈 이용찬을 계속 선발로 밀어붙이는게 결국 외국인으로만으로는 선발투수진을 꾸려나가는데 한계가 있죠



    엘지는 올해 하위권 한다 쳐도 봉중근을 내년을 위해 아껴두고 임찬규를 선발로 키워두며 유원상을 내년부터는 선발로 쓸 수 있게 조련해야합니다.
  • 정공 2012/04/18 16:48 #

    두들겨 맞는 건 좋은데 스테미너 자체가 떨어지는 모습이라서, 이게 선발로서 정신적인면과는 별개라서 선발로 계속 기용해야 하는지 고민되는 부분이죠. 저도 임찬규는 장기적으로 선발로 가야되지만, 당장 올해 경험이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LG 전력상 전력이 힘든 현실을 기회삼아 리빌딩을 해야하지만 적당히 성적유지는 필요하니까요. 물론 코치진이 잘 안배를 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임찬규 기대됐는데 지금까지 모습으로는 조금 아쉽지 않나 싶습니다.
  • 곰돌군 2012/04/18 16:42 #

    제발 유원상을 선발로 올리길... 우리만 당할순 없지..(...)
  • 정공 2012/04/18 16:48 #

    지금 LG 선발진은 한화시절의 유원상이라도 필요할지도..(...)
  • 곰돌군 2012/04/18 17:45 #

    아녀 절대루 필요 없습니다...(....)
  • 정공 2012/04/18 17:49 #

    ...가을이 빨리 왔습니다
  • 투수감독 2012/04/27 10:10 # 삭제

    LG에는 투수출신
    감독이 별로없다!
    그러니 넥센따위한테
    맨날 질수밖에없다!
    차라리 조계현(수석코치)
    을 새감독으로 정할건지
    아니면 김용수(중앙대감독)
    를 다시 영입하는편이 더욱
    낫겠다!
  • 정공 2012/04/27 13:12 #

    꼭 투수출신 감독이 답은 아니겠죠. 물론 시도는 해볼만하다고 봅니다.
    다만 김기태 감독이 리즈를 대표로한 투수문제로 욕을 먹는 것이지 팀 자체는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꼽는 1약이었는데, 이정도 경기력이라면 어느정도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겠죠.
    개인적으로는 계속 믿고 가야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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