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가 된 전직 프로야구선수. 그 어두운 그림자. - 한국프로야구 공통

('야구'라는 단어에는 누군가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의. -사진: 정공)

프로야구선수 출신 조직폭력배. 어릴 때 퍽치기로 몇 번 소년원에 갔다가, 판사의 선처로 다시 야구를 하게 된 그 선수 말입니다. 기사에 대놓고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어지간한 야구팬이면 누군지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부진 체격, 140중후반의 구속. 파이팅이 뛰어나다는 투수. 그리고 한 구단에 지명되어 나름 촉망받았던 선수입니다. 물론, 지금은 경찰서에서 고개를 숙이고 조사받는 범죄자에 지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세상 어디에서나 범죄자에 대한 시선은 차갑습니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범죄는 사람이 저지르고, 그 사람은 또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습니다. 형을 치루고 나온 사람도, 사회에서 번듯하게 사는 것은 꽤 힘든 일입니다. 어쩌면 지난 죄에 대한 긴 형벌인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건, 그 역시 다르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고교야구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였고, 그 이상의 포텐셜을 가졌던 걸로 평가받던 그. 그리고 2차 상위 라운드에 지명받았지만 지금 그의 이름 앞에 '프로야구선수'가 아닌 '조직폭력배'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그가 지명 받을 당시, 인터넷은 시끄러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의 과거 때문이었겠지요. 퍽치기는 물론이고 팀 메이트에게 폭력을 휘둘렀느니 누굴 팼느니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범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의 미니홈피에는 연일 욕설이 난무했고. 그런 글을 올렸다고 자랑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를 지명한 팀의 감독은 그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고, 그 역시 20여 킬로의 체중감량과 훈련을 소화하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오래지 않아 팀의 유니폼을 벗었고 그는 야구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습니다. 종종 '○○○이 사회인 야구팀을 지도하고 있더라.'라는 소문이 들리긴 했습니다. 물론 소문이었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촉망받던 한 투수는 이제 없습니다. 폭력을 휘둘러서 법의 심판을 받은 한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다만 생각해봅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 당시 그에 대한 비난은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야구팬들로서는 프로야구라는 틀 안에서 어떠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니 말입니다. 잠재적 사고유발자로 보였을 것입니다. 과거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생각해보면 과연 그를 그렇게 몰아붙이는 게 맞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팬들의 비난이 그에게 야구를 빼앗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반대로 비난에 못 이겨 야구를 그만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느 결론도 위험한 것. 그리고 그가 범죄를 저질렀고, 오롯이 그가 감당해야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의 죄를 동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야구계에 몸담았던 한 사람이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 거기에 대한 안타까움은 감출 수 없습니다.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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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킹오파 2011/11/30 14:33 #

    그런데 퍽치기까지 할 정도면 악플 신경 안 쓰죠. 그냥 경쟁에 밀린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 정공 2011/11/30 14:41 #

    그래도 하드웨어 하나는 참 좋았는데, 뭐 이렇게 된 이상 끝은 끝이겠죠.
  • 문약 2011/11/30 16:43 #

    그 인간이 신경을 안 써도 주위에서 신경을 씁니다. 임탈 신청은 자기가 했지만 정말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는 알 수가 없는 거죠.
  • BigTrain 2011/11/30 16:25 #

    판사를 잘 만나서 제때 합당한 죄의 대가를 치렀다면 이 지경까지 굴러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운동선수가 일반적인 직업을 어케 갖냐고들 많이 그러시는데 사시패스한 분도 있고 다들ㅈ저리 사는 건 아니죠.
  • 정공 2011/11/30 16:58 #

    판사가 선처해준 것도 잘한거라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야구선수로 살아왔고
    프로에 들어와서 사고 없이 제 실력 보여주길 바랐는데, 어쨌든 결과가 저렇게 되버렸네요.
    당연히 죄값을 치뤄야겠고, 이제 끝난거지만 그냥 몸은 아깝네요. 그 당시 개인적으로 sk지명선수중 김광현
    다음으로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했던지라; 이거 참...
  • dunkbear 2011/11/30 16:48 #

    특급 유망주도 아니었고... 이미 선처를 한번 받았는 데도 재범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조선기사는
    너무도 이 사람을 무슨 사회의 냉혹한 시선에 몰락한 듯이 표현했디만 실제로는 본인이 스스로 몰
    락한 셈이죠... (그리고 퍽치기가 얼마나 잔인한 범죄인데요... 그것만으로도 동정의 가치 전무)
  • 정공 2011/11/30 17:01 #

    이미 퍽치기 전력에 성인 되서는 조폭으로 폭행죄까지 저질렀으니 뭐 끝이죠.
    다만 지명 받았을 때는 그냥 제 정신으로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과거는 항상 안고 가야하지만 그 자신도 앞으로 나아가기는 해야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나아가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참 가치판단이라는 것이 복잡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자신의 선택이고 그 벌은 자신이 받아야겠죠.
    죄를 짓고 쉽게 살수는 없고, 그 무게를 자신이 안고 가야 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기대했던 선수라서 역시 안되는 건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風林火山 2011/11/30 17:11 #

    지명받을 당시에는 그냥 그랬고 솩런트가 솩포테이먼트한다고 불운한 과거를 딛고 에이스의 꿈을 어쩌구 저쩌구부터 시작되었죠.
  • 정공 2011/11/30 17:16 #

    ㅎㅎㅎㅎㅎ 개인적 취향(?)으로는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물론 더 잘한 선수들이 많긴 했지만요.
    어쨌든 저도 그런 기사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됐네요.
  • 똘게이트 2011/11/30 17:16 #

    87년생 부산 대가리라는 사람 얘긴가?
  • 정공 2011/11/30 17:17 #

    아마 맞을 겁니다?
  • hislove 2011/11/30 17:45 #

    사실 그냥 어린 시절의 치기로 치부해 줄 수 있는 범죄면 이해를 하겠는데... 그런 죄질이 아니라는 게 문제죠.
    퍽치기가 단순히 무개념(?)으로 할 수 있는 범죄는 아니란 말이죠. 일종의 살인미수인데...

    더구나 "그 하드웨어로" 퍽치기라니. -_-
  • 정공 2011/11/30 18:04 #

    참 시작이 잘못되었다 싶습니다. 어쨌든 범죄로 시작해서 범죄로 끝났네요.
  • 뚱뚜둥 2011/11/30 21:42 #

    그사람의 과거보다도 조직폭력배라는 현실이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도 전과가 ㅎㄷㄷ 한 숫자더군요.
  • 정공 2011/11/30 23:20 #

    범죄도 죄다 강력범죄니까 말입니다... 어쨌든 작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잡지 못한 자기 탓이겠죠.
    어쨌든 조금 씁쓸하네요.
  • 몽몽이 2011/11/30 23:41 #

    애당초 입단했을 때 그 나이에 퍽치기만 9범이면 교도소 가서도 반성이고 나발이고 걍 일상 생활이 그랬다는 건데...
    언감생심이겠죠.
  • 정공 2011/12/01 00:04 #

    역시 멘탈의 중요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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