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어디에서나 범죄자에 대한 시선은 차갑습니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범죄는 사람이 저지르고, 그 사람은 또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습니다. 형을 치루고 나온 사람도, 사회에서 번듯하게 사는 것은 꽤 힘든 일입니다. 어쩌면 지난 죄에 대한 긴 형벌인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건, 그 역시 다르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고교야구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였고, 그 이상의 포텐셜을 가졌던 걸로 평가받던 그. 그리고 2차 상위 라운드에 지명받았지만 지금 그의 이름 앞에 '프로야구선수'가 아닌 '조직폭력배'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그가 지명 받을 당시, 인터넷은 시끄러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의 과거 때문이었겠지요. 퍽치기는 물론이고 팀 메이트에게 폭력을 휘둘렀느니 누굴 팼느니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범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의 미니홈피에는 연일 욕설이 난무했고. 그런 글을 올렸다고 자랑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를 지명한 팀의 감독은 그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고, 그 역시 20여 킬로의 체중감량과 훈련을 소화하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오래지 않아 팀의 유니폼을 벗었고 그는 야구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습니다. 종종 '○○○이 사회인 야구팀을 지도하고 있더라.'라는 소문이 들리긴 했습니다. 물론 소문이었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촉망받던 한 투수는 이제 없습니다. 폭력을 휘둘러서 법의 심판을 받은 한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다만 생각해봅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 당시 그에 대한 비난은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야구팬들로서는 프로야구라는 틀 안에서 어떠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니 말입니다. 잠재적 사고유발자로 보였을 것입니다. 과거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생각해보면 과연 그를 그렇게 몰아붙이는 게 맞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팬들의 비난이 그에게 야구를 빼앗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반대로 비난에 못 이겨 야구를 그만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느 결론도 위험한 것. 그리고 그가 범죄를 저질렀고, 오롯이 그가 감당해야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의 죄를 동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야구계에 몸담았던 한 사람이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 거기에 대한 안타까움은 감출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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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운동선수가 일반적인 직업을 어케 갖냐고들 많이 그러시는데 사시패스한 분도 있고 다들ㅈ저리 사는 건 아니죠.
프로에 들어와서 사고 없이 제 실력 보여주길 바랐는데, 어쨌든 결과가 저렇게 되버렸네요.
당연히 죄값을 치뤄야겠고, 이제 끝난거지만 그냥 몸은 아깝네요. 그 당시 개인적으로 sk지명선수중 김광현
다음으로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했던지라; 이거 참...
너무도 이 사람을 무슨 사회의 냉혹한 시선에 몰락한 듯이 표현했디만 실제로는 본인이 스스로 몰
락한 셈이죠... (그리고 퍽치기가 얼마나 잔인한 범죄인데요... 그것만으로도 동정의 가치 전무)
다만 지명 받았을 때는 그냥 제 정신으로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과거는 항상 안고 가야하지만 그 자신도 앞으로 나아가기는 해야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나아가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참 가치판단이라는 것이 복잡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자신의 선택이고 그 벌은 자신이 받아야겠죠.
죄를 짓고 쉽게 살수는 없고, 그 무게를 자신이 안고 가야 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기대했던 선수라서 역시 안되는 건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저도 그런 기사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됐네요.
퍽치기가 단순히 무개념(?)으로 할 수 있는 범죄는 아니란 말이죠. 일종의 살인미수인데...
더구나 "그 하드웨어로" 퍽치기라니. -_-
그리고 과거에도 전과가 ㅎㄷㄷ 한 숫자더군요.
어쨌든 조금 씁쓸하네요.
언감생심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