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4차전. 넘어설 수 없는 오승환의 벽. 적시타가 없었다. - 삼성 라이온즈

 

(포스트시즌 내내 이어진 김광현의 난조. 이른 복귀가 내년에 끼칠 영향은? -사진: SK 와이번스)

절대적으로 보자면 윤성환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구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자면 윤성환의 선발은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SK의 선발은 김광현. 과정과 결론 모두 김광현의 패배였습니다. 포스트시즌을 위해 무리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복귀시킨 김광현이었지만, 되려 짐이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모습입니다. 팀 문제만이 아니라 자칫 개인의 문제, 자신감 하락과 멘탈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준플레이오프에도 무너졌고, 플레이오프에도 다르지 않았고, 이번 한국 시리즈 역시 김광현의 자존심은 ‘붕괴’ 되었습니다.

당장 내년 그의 모습이 걱정될 지경이지만, 한국시리즈가 끝나지 않은 이상 내년을 꿈꿀 여우는 없습니다. 오늘의 패배로 인해 SK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 한게임. 바로 다음 게임의 패배는 끝.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많은 희생을 하며 올라온 이유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4차전은 예상대로 불펜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김광현은 3이닝. 윤성환은 약간 더 많은 3 ⅓ 밖에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불펜진이 두텁기로 소문난 양 팀이지만, 투수들의 수 또한 한정되어 있기에 분명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불펜의 싸움으로 이어졌고 초반 삼성이 무너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역시 불펜 싸움이었다.

(오승환과 함께 불펜의 강자, 안지만. 그의 공이 삼성을 구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의 다음은 정인욱이었습니다. 미래의 에이스로 꼽힐 정도로 촉망받는 선수. 하지만 작년 포스트시즌은 그에게 아픔만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등판에서 구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작년보다 훨씬 성숙하고 세련된 투구였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가 맞은 3점 홈런으로 인해 삼성에 위기가 왔던 것은 분명합니다.

권혁이 등판했고 권혁의 다음은 안지만이었습니다. 공의 구위는 전보다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적절히 변화구를 활용하며 위기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7회 말 무사 1,3루. 한 점 차로 자칫 역전될 수 있는 상황에 오른 안지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대 첫 타자 안치용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발 빠른 3루 주자 최정을 묶었습니다. 뒤이은 타자 최동수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팀을 위기에서 탈출시켰다.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SK는 오늘 역시 불펜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이재영-이영욱-박희수-이승호를 투입했지만 네 투수 모두 실점을 허용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특히 박희수는 무리한 등판으로 인해 구위가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거기에 석연치 않은 판정 등 불운까지 겹쳤습니다. SK와 삼성 모두 각 4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했지만, 이렇게 명암이 갈렸습니다.

오승환의 경우, 여전히 언터쳐블이었습니다. 그의 무표정만큼 구위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첫 타자 정근우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어 박재상·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가을 사나이 박정권마저 땅볼로 잡아냈습니다. 경기 끝. 클로저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활약이었습니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4⅔이닝 무실점.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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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타격전. SK에게 적시타가 없었다.



(안타는 있지만 적시타는 없다. 운 없는 타선의 전형을 보여준 SK 와이번스. -사진: SK 와이번스)

투수전도 투수전이지만, 난타전만큼 재밌는 게임은 없습니다. 그만큼 화끈하고, ‘움직이는 야구’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게임동안 양 팀 모두 가을바람에 식은 냥 빈타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4차전은 달랐습니다. 삼성 13개, SK는 10개의 안타를 쏟아 냈습니다. 간만의 타격전에 팬들은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점수는 8대 4. SK는 삼성에 비해 무엇이 부족했기에 점수가 두 배나 차이가 났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적시타의 유·무입니다. 사실 SK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적시타의 부재에 시달렸습니다. 대신 홈런에 의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한국시리즈 역시 다를 바 없었습니다. 4차전까지 SK에서 홈런이 아닌 안타로 나온 적시타는 2차전 박정권의 중전 적시타 단 한 개. 그만큼 주자가 나가도 홈런이 아닌 이상 불러들이지 못하는 상황은 한국시리즈에서도 SK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오늘 SK에서 나온 안타는 10개. 거기에 4개의 볼넷까지 얻어내며 적지 않은 주자가 나갔지만 찬스 앞에 SK의 방망이는 침묵했습니다. 3회 1사 만루의 상황에서 최정, 안치용이 연속 삼진을 당하는 모습은 SK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4회 역시 2사 만루의 상황에서 박재상의 삼진. 마지막으로 7회 한 점 차로 따라 붙은 무사 1, 3루의 상황이었지만 안치용의 땅볼. 그리고 최동수의 병살타로 SK에게 차려진 마지막 밥상을 제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었습니다. 3차전의 영웅이 역적으로 떨어지는 운명의 얄궂음이었습니다.


5차전에 끝날 것인가.

 



(SK. 벼랑 끝에서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 SK 와이번스)

5차전은 삼성·SK, 양 팀에게는 기회의 게임입니다. 삼성에게는 한국시리즈를 끝 낼 수 있는 경기, SK에게는 마지막 희망을 잡을 수 있는 경기입니다. 삼성이 4전 3승 1패로 앞서고 있지만, SK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닙니다. 한국시리즈를 밥 먹듯 올라왔고 최근 가장 많은 우승을 한 저력의 팀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상황이 SK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송은범은 팔꿈치 부상을 정우람은 투수에게 치명적인 손톱부상, 그리고 윤희상마저 부상의 덫에 빠졌습니다. 그만큼 가용할 수 있는 투수가 적은 상황. 상대인 삼성의 불펜이 양적이나 수적으로 앞서고 있기에 타격은 더욱 큽니다.

하지만 단기전은 100프로 실력만으로 승리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그 어떤 시리즈보다 변수에 승자와 패자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이 한국시리즈. 5차전은 혈전 그 차체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삼성이 끝내느냐, SK가 반전을 노리느냐는 당일 9회말이 끝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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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세리나 2011/10/30 17:42 #

    불펜의 양과 질 모두 삼성이 앞서는데 타격도 삼성이 앞서니.. 솔직히 답이 안보입니다. 삼성이 무난히 5차전 가져가고 우승축포를 터뜨릴거 같네요.
  • 정공 2011/10/30 23:11 #

    게다가 체력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이라... 그래도 SK인데 쉽게 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모든 걸 쏟아붓겠지요... 당장 경기보다 내년이 걱정되네요 SK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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