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SK, 어느 팀의 불펜이 무너질까. - 삼성 라이온즈

정규시즌 1위라는 왕좌에 앉은 것은 삼성 라이온즈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최후의 왕관은 아직 삼성의 손에 들어온 것은 아닙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KIA와 롯데라는 강팀과 정면대결을 한 후 올라온 SK입니다.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쏟아 붓고 주먹이 날아오면 맞으면서 되치는. ‘기어서 한국 시리즈에 올라왔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2차전은 삼성의 승리였습니다. 2연승, 승기는 삼성으로 넘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한 SK팬은 ‘쉽게 올라오지 않았으니, 쉽게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팀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SK는 삼성에게 2:1 승리를 거두며 카운터를 날렸습니다. 전날 2점을 낸 삼성, 1점을 낸 SK. 정확히 뒤집어진 점수였습니다.

단기전은 단 한게임도 방심할 수 없다는 명제가 정확히 들어맞는 게임이었습니다. 3승과 2승 1패는 큰 차이입니다. 7전 4선승제. 우승 트로피 앞으로 사뿐히 걸어가는 것만 같았던 삼성의 발목을 잡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4차전에 삼성이 승리한다면? SK가 벼랑에 몰리는 형세입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라면 쉽게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 정국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방패와 방패의 싸움


(리그 최강의 방패 오승환. 한국시리즈에서 SK가 그를 무너트릴 수 있을까.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는 방패와 방패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누가 더 잘 막느냐. 즉 투수전의 양상이라는 말입니다. 한국시리즈의 뚜껑을 열기 전에는 타선의 무게감은 삼성이 앞선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올해 크레이지 시즌을 보내고 있는 4번 타자 최형우, 이 한 명의 무게감만 해도 쉽게 볼 수 없는 요소였습니다. 때맞춰 배영섭도 복귀했기에 삼성에게 유리한 시리즈로 평가받았습니다.

거기에 삼성의 불펜은 난공불락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공할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방어율 3.35의 이우선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빠질 정도의 불펜입니다. SK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넘어온 주요한 힘 중 하나가 불펜이었다는 것을 상기해볼 때, 쉽지 않았습니다. KIA나 롯데의 불펜을 압도했었지만, 삼성의 불펜에겐 오히려 압도 당할 수도 있을 정도의 사기 불펜이 바로 삼성 불펜이었습니다.

타선에 최형우가 있다면, 불펜엔 오승환이 있었습니다. 돌부처를 비롯한 몇 개의 별명이 있지만, 그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마무리’말 밖엔 없습니다. 역시나 1, 2차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마운드에 오승환이 등판하면 끝.’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SK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고든을 불펜으로 돌렸고, 불펜의 Old & New 정대현과 박희수는 건재했습니다. 비록 오승환에 비해 무게감은 떨어질지 몰라도 플레이오프의 영웅인 정우람 역시 탄탄했습니다. 한국 시리즈 이후를 생각할 수 없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박정권은 롯데 팬들에게 눈물의 가을을 경험케 했습니다. ‘미스터 옥토버’ 바로 그의 별명입니다. 유독 가을에 불방망이를 뽐냈던 그는 올해 역시도 가을에 강했습니다. 아니, 강한 줄만 알았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오자 빈타에 헐떡이는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최형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시리즈 타율 2할. 3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양 팀의 타선은 터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은 당연스레 방패 vs 방패의 싸움으로 흘러가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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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최고령 홈런. 늦바람 난 최동수, 한국시리즈 영웅이 될까? -사진: SK 와이번스)

단기전이 재미있는 이유는 ‘미쳐주는 선수’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부상 중이지만 SK 조동화의 경우 시즌 중에는 2할 초중반의 빈타지만 가을만 되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바로 ‘가을동화’ 이렇게 의외의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매력,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스릴이라고 할까요?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대타로만 겨우 출장했던 안치용이 그랬습니다. 결국 라인업에 들어왔고, 보란 듯이 홈런을 터트리는 등 새로운 가을 사나이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3차전의 영웅은 바로 최동수였습니다. 1-0으로 앞선 5회. 1사의 상황에서 저스틴 저마노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습니다. 팀을 1점의 아슬아슬함에서 벗어나게 한, 귀중한 1점이었습니다.

같은 팀인 박경완이 작년 10월 16일에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기록한 최고령 홈런 기록(38세 3개월 5일)을 깨서 두 배로 경사스러운 홈런이었습니다. 동시에 지난 10월 8일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자신이 세웠던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27일) 역시 경신했습니다.

또 다른 영웅은 송은범이었습니다. 이미 시즌 후 수술을 예정했을 정도로 팔꿈치 상태가 최악인 상황에서의 등판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결코 주자를 홈으로 들어오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2회 1사 1루의 상황에서 신명철을 상대로 3루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을 유도하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습니다. 5이닝 무실점. 팔꿈치 부상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그의 성적이었습니다.


‘파란 피’ 두 삼성 출신 감독(대행)의 대결의 끝은?




(빨간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만수. 그에게 반전이 일어날까. -사진: SK 와이번스)

공교롭게도 양 팀의 감독(대행)은 모두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입니다. 류중일 감독은 국내 유격수 계보에 한 자리를 차지했었고, 이만수 감독대행의 경우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유니폼 역시 삼성 유니폼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운명은 달랐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 때는 물론 지도자 생활도 줄곧 삼성에서 이어갔습니다. 단 한 번도 푸른 유니폼을 벗지 않은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은 달랐습니다. 선수생활을 마지막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지 못했습니다. 그가 향한 곳은 미국이었고, 돌아온 곳은 삼성이 아닌 SK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두 파란 피의 사나이들은 결국 서로 적이 된 채 한국 시리즈에서 만났습니다. 미디어 데이에서 이만수 감독대행은 ‘대구 야구팬 절반이 자신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정도로 삼성 팬들에게 이만수라는 존재는 각별합니다. 팬들도, 그리고 류중일 감독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상대입니다. 이는 이만수 감독대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두 지도자에게 모두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 첫 해의 류중일 감독은 확실히 자신의 지도력을 각인시켜야 하고, 이만수 감독대행 역시 내년 전임감독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의 존재를 어필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내년 감독직도 보장되었지만, 아직 모든 팬들이 그를 인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여하튼 한국시리즈는 프로야구 팀으로서는 가장 영광의 무대. 하지만 누군가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누군가는 눈물을 쏟으며 어깨를 들썩거리는 마지막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게 삼성 라이온즈가 될지 SK 와이번스가 될지, 과연 승리의 여신은 어느 쪽에 웃어줄까요?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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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라쿤J 2011/10/29 09:34 #

    오승완은 기술이 아니라 법력으로 던지죠....[...]
  • 정공 2011/10/30 16:46 #

    정말 법력 같습니다. 언터쳐블이 따로 없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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