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승감독’ 이토 쓰토무, 두산행이 가져올 변화. - 두산 베어스

(2004년 세이부의 우승. 행가레의 주인공 이토 쓰토무. 그가 두산의 수석코치로?)

그의 두산 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김진욱 신임감독 취임 시부터 흘러나왔던 이야기였고,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으니 아마 곧 이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이토 쓰토무 전 세이부 감독이 ‘일본 시리즈가 끝난 뒤 논의하자.’라는 말을 해 발표는 조금 늦어질 거라 예상됩니다. 계약서에 사인만 안했을 뿐 어느 정도 논의가 끝났다는 말이 있긴 합니다. 어쨌든 김진욱 불펜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킨 것에 비할 바가 안 되는 두산의 큰 움직임이 틀림없습니다.

사실 김진욱 감독의 선임을 두고 의외의 결과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김진욱 감독이 언론에 노출된 것은 전무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먼저 김태형 코치 감독유력이라는 기사가 떴었고, 그 이전에는 외부영입이 유력시 된다는 루머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김성근, 선동열이라는 대어급 감독들이 시장에 있었다는 것도 큰 몫을 했습니다.

어찌되었던 당장 두산의 선임에 대해서는 큰 반항은 없었습니다. 당장 옆 동네 LG와 비교해도 말입니다. 그만큼 이미지랄 게 없는 지도자였고, 달리 말해 칭찬 들을 것도 없지만 까일 것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LG의 김기태 감독의 경우엔 선수회 시절 사건 및 LG 프런트의 문제까지, 팬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조용한 두산 프런트의 승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튼, 이토 쓰토무 전 세이부 감독의 수석코치설이 주는 반응은 대단합니다. 일본 시리즈 우승감독. 두말 할 것 없이 대단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세이부에 취임한 첫 해 일궈낸 결과. 거기에 2006년까지는 매해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킬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물론 2007년 팀의 성적을 책임지고 옷을 벗긴 했지만, 국내행 외국인 지도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토 쓰토무와 김경문, 두 포수 출신 감독의 접점.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이끈 김경문. 그와 이토 쓰토무의 공통점은?)

이토 쓰토무 전 세이부 감독의 선수시절 포지션은 포수입니다. 베스트나인 10회, 골든글러브 11회, 올스타 16회, 일본시리즈 MVP 1회를 수상할 정도로 대단했던 선수. 게다가 통산 도루 저지율은 0.341에 달합니다. 일본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감독 때도 좋았지만, 선수 때는 대단했다.’라는 말들 듣습니다. 안정된 리드, 그리고 강한 어깨는 좋은 포수의 필수 조건입니다. 바로 그 모든 것을 갖췄던 선수가 바로 이토 쓰토무입니다. 일본 명포수의 계보에 빠지지 않는 것도 당연합니다.

재밌는 것은 전임 감독인 김경문 역시 선수시절 포수였다는 것입니다. 포수는 그라운드의 사령관이라고 불리는 포지션입니다. 김경문 역시 선수시절 포수로서의 경험이 야구를 넓게 이해하는데 에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포수출신 감독으로는 그 말고도 얼마 전 사퇴한 조범현 KIA 전 감독, 그리고 지금 SK의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이만수 감독이 있습니다. 그만큼 포수출신 감독의 전성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토 쓰토무와 김경문 모두 선수육성에 큰 관심을 가진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경문의 경우 화수분 야구로 대표되는 선수육성, 그리고 이토 쓰토무의 경우 완전한 주전선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신인과 2군 육성 선수들을 골고루 중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두산의 경우 FA를 잘 잡지 않았던 상황, 그리고 세이부의 경우엔 대표선수의 이적 등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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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 과연 무게는 어느 쪽으로.



 
(두산 신임감독 김진욱. 그에게 이토 쓰토무의 존재는 약인가, 독인가. -사진: 두산 베어스)    
                  
  사실 차기 감독으로 유력시 되던 인물은 김태형 배터리 코치였습니다. 어느 정도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고, 포수출신 전임감독과 일정부분 접점이 있기도 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결과는 김진욱 불펜코치였지만 말입니다. 대신 수석코치에 포수출신인 이토 쓰토무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김진욱 감독은 고교야구 감독 경험은 있지만, 프로감독 경력은 전무. 한마디로 초임감독입니다. 아무래도 지지기반이나 여러 여건이 좋을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상황에서 이토 쓰토무라는 ‘대어’가 수석코치로 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아니, 김진욱 감독 자신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합니다. 이미 일본리그에서 감독을 했고 팀을 우승시킨 경험까지 있는 수석코치.

이토 쓰토무의 영입을 김진욱 감독이 구단에 직접 요청했다는 말이 있기는 합니다만, 과연 신임감독이 자신이 컨트롤하기엔 너무 큰 인물을 수석코치로 요청할까요? 수석코치는 감독의 바로 아랫자리. 좋은 말로는 우군이고, 나쁜 말로는 턱밑의 칼날입니다. 감독이 시즌중 사퇴할 시 감독대행은 대부분 수석코치가 맡습니다. 그대로 감독으로 승격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조범현이 우승 이후 수석코치였던 김종모를 내친 것은 왜였을까요. 앞서 말했던 턱밑의 칼날이기 때문입니다. 김종모 코치는 해태왕조를 이끌었던 선수중 한 명. ‘조범현이 성적을 못 거두면 다음 감독은 김종모다.’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우승을 했고, 자신에게 힘이 실리자 그를 경질한 것은 당연지사. 물론 그 사건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말입니다.

이토 쓰토무를 김진욱 감독 아래에 두기에 그는, 너무 큰 존재입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김진욱 감독이 바지사장이고, 실권은 이토 쓰토무에게 가는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잘되면 좋은 일이지만, 김진욱 감독은 처음부터 부담감을 안고 가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과연 두산 베어스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허구연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토 쓰토무. 그가 두산에 끼칠 영향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이런저런 정보를 종합해볼 때, 이토 쓰토무의 두산 행은 확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가 두산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 입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이토 쓰토무의 두산 수석코치행은 국보 선동렬이 대만리그 수석코치로 가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 일본인 코치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국내에 있는 일본인 코치는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임 감독 밑에 일본리그 우승 감독출신 수석코치라, 조금 이상한 구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걱정되는 것은,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토 쓰토무는 조금 다혈질 기질이 있다고 평가되는 사람입니다. 과연 서로의 존재에 대한 견제와 선수단 단속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여러 팀이 과거 선수 지도를 둘러싸고 팀 내 코치간의 분쟁이 이슈가 된 적도 많습니다. 물론 감독과 수석코치지만, 자신의 지도관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두산은 전진이 아닌 후진의 비극을 맞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대어가 두산으로 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물론 시즌 전엔 무조건 희망을 가져야겠죠. 시작이 반. 과연 두산의 내년 향방은 어떻게 될까요.


이토 쓰토무



1962년생
1981년 세이부 입단베스트나인 10회, 골든글러브 11회, 올스타 16회, 일본시리즈 MVP 1회
2002년 세이부 코치
2004년 세이부 감독일본시리즈 우승
2008년 NHK 해설위원
2011년 LG 인스트럭터

통산기록


2379경기(통산 3위) 156홈런 811타점 타율 0.247 도루저지율 0.341

[정공, shadowpitch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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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세리나 2011/10/28 17:06 #

    음.. 직장이라는 곳의 특성이 있고.. 그리고 만약에 이번에 오는 수석코치가 단지 '현장에서 뛰고 싶다'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두산에 온거라면 두산이 더 추락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여지네요. 제 생각에는 독인거 같습니다..
  • 정공 2011/10/28 17:15 #

    뭐 본인의 문제보다 이토 쓰토무를 데려오려하는 프런트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분명 신임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무브는 아니죠.
    어쩌면 LG 감독문제보다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런트 문제 마찬가지죠.
    김경문 감독이랑 프런트 사이도 말이 많았는데, 신임감독 앉혀놓고 월권행위 하면 개판나죠.
    이토 쓰토무도 두산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개인적 생각으로는 이토 쓰토무는 두산으로 오는걸 다시 야구계로 복귀하기 위한 디딤돌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 메이즈 2011/10/28 17:22 #

    확실히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그리고 프런트가 적극적으로 밀어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관건이겠죠.

    만일 김진욱 감독이 제대로 된 성적을 올릴 만한 능력이 안 된다면, 그리고 능력이 되더라도 프런트가 밀어주지 않는다면 독이 될 가능성이 크고(조범현이 김종모를 내친 게 그 때문이었죠) 반대로 제대로 성적을 올리고 프런트가 감독의 권위를 보장한다면 유능한 수석코치를 얻은 격이 되어 엄청난 득이 될 겁니다.

    이런 점에서 김진욱 감독에게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가 득이 되려면 성적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우선 프런트 쪽은 어느 구단이건 정치트윈스 운운할 정도로 심각한 LG를 빼면 전반적으로 감독에게 간섭을 잘 않기 때문에(롯데가 좀 문제긴 하지만 여기도 감독 권위를 무시할 정도는 아닙니다) 문제가 안 되고 그렇다면 본인의 실력이 관건인데 두산 유망주 자원이 거의 바닥난 상황이라 구단도 높은 성적을 기대하진 않겠지만 최소한 4강 안에는 들어가야 안심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정공 2011/10/28 17:42 #

    감독을 보장하고 데려온거 아니냐는 말들이 있던데, 개인적으론 아니라고 보고...
    개인적으로는 두산도 프런트도 힘자랑을 좀 하는 프런트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4강이 힘들지 않을까요? 물론 개인적 예상입니다;; 한 7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큰 인물이 왔고, 김진욱 감독이 그를 넘어서야 안정기가 되겠죠.
    어쨌든 올해는 참 큰 움직임이 많네요.
  • 메이즈 2011/10/28 21:45 #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7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LG 트윈스 특성상 말 그대로 모래알 팀이라 '선수의 기량' 이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희한한 구조여서 내년에도 성적이 좋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여기에 한화가 올해는 분전해서 좀 올랐다지만 본질적으로 이 팀의 구성은 타팀 1.5군 수준이거든요. 두산이 아무리 못한다고 해도 정말 주전력이 완전히 동나지 않는 이상 이 두 팀보다 순위가 낮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내년 롯데도 장원준 군입대 확정에 선수 여럿 유출. 이대호도 일본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전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며 SK도 이만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 팀 자체가 '김성근의 팀' 이라 솔직히 다른 사람이 지휘하는데도 우승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죠. 기아가 유일하게 올해보다 전력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팀도 2군과 백업-주전 간 격차가 너무 커서 안심할 수는 없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실한 건 삼성 정도인데 그렇다면 두산이 4강 내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는 않다고 봅니다.
  • 정공 2011/10/28 23:01 #

    개인적으로는 4강은 힘들다고 보는데, 생각해보면 다른 팀들도 사정이 좋은 건 아니네요.
    참 LG가 문제네요...정말 LG는 팀 자체를 트레이드 하지 않으면 힘든 구조긴 하죠.
    매해 팬들만 혹사당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SK는 4강에 들것 같습니다.
    부자가 삼대는 간다는데, 이만수 감독대행이 올해의 모습을 모여준다면 내년까지가 4강 한계일 것 같고
    KIA는 4강엔 들 것 같습니다. 물론 주전과 백업간 차이가 심하긴 하죠.
    조범현 감독 체제로 쭉 갔다면 내년은 아니지만 내후년에는 내부부터 붕괴될거라 생각하긴 했습니다.
    과연 선동열, 이순철 처방이 들어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긍정적이긴 합니다.
    근데 의외로 한화가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김태균이 돌아온다는 전제하, 그리고 연경흠 상태에 따라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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